아침의 계곡은
검은 침묵,
정적을 깨뜨리는
푸른 숨소리,
어제의 상처를 어루만지듯
나즈막한 운무의 조용한 위로,
한여름에도 그 열기를 잊게 하는
등골을 타고내리는 고독한 냉기(冷氣),
서러움을 삭여내는
계곡의 힘찬 질주,
산(山)은 그렇게 서로를
소통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.
2003.